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북촌 간판 없는 술집 기사 후기, 비 오는 날 한옥에서 마시는 하이볼 한 잔

자취팀장 2026. 4. 26. 18:2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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찾아가는 방법을 알려드릴 수가 없다. 지도에 나오지 않는 집이다. 간판도 없다. 영업 여부는 매일 인스타그램 스토리로만 공지한다. 이 집의 이름은 기사. 북촌 한옥 골목 어딘가에 있다.

요즘 '힙한 가게'라고 불리는 곳들 중에 간판 없는 집이 꽤 있는데, 기사는 그 결이 좀 다르다. 단순히 간판을 안 달았다기보다, 애초에 아는 사람만 오면 된다는 태도가 느껴진다. 지도에서 검색해도 안 나오고, 영업 공지는 그날그날 인스타그램 스토리로만 올라온다. 방문 전날부터 내일 열리나 확인하게 되고, 당일 아침에도 또 확인하게 된다. 그 과정 자체가 이미 기사라는 공간을 향한 기대감을 만들어준다.

나만의 비밀장소를 발견한 기분이랄까. 주소를 찾아 헤매다 발견하는 그 순간의 기분이 꽤 좋다.

주말 오픈시간 15분 전쯤 도착했는데 이미 내 앞에 세 팀이 있었다. 안 알려진 집 같아도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뜻이다. 일찍 가는 것을 추천한다. 특히 주말은 일찍 마감될 수 있다.

공간 | 한옥, 비, 그리고 조용함

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방문했다. 한옥 처마 아래로 빗소리가 들리면서 술을 마시는 그 감각이 꽤 특별했다. 한옥이라는 공간이 이렇게 술 마시기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.

이 집은 헌팅 술집이 아니다. 공간 자체가 그런 분위기를 허락하지 않는다. 조용하고, 각자 온 목적대로 술을 마시고 가는 분위기다. 혼술 좌석이 따로 있다는 게 그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. 둘이 오든 혼자 오든 술과 공간 자체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.

의자가 불편한 건 사실이다. 자리도 좁고 의자도 등받이 없는 딱딱한 스툴이다. 1인 술집이라 음식도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. 근데 묘하게 기분이 좋아서 그냥 기다려지더라. 이런 공간에서는 느린 것도 분위기가 된다.

술과 안주 | 우롱하이볼이랑 명란 떡구이

우롱하이볼을 시켰다. 우롱차 베이스 하이볼인데 향이 좋고 깔끔하다. 무겁지 않게 계속 마실 수 있는 종류의 술이다. 종류가 꽤 있어서 고르는 재미도 있다.

안주는 명란이 올라간 떡구이. 구워진 떡 위에 명란이 올라가 있고, 감태에 싸서 꿀 찍어 먹는 방식이다. 이 조합이 꽤 좋다. 고소하고 짭짤한 명란에 달콤한 꿀, 감태의 향이 한 입에 같이 오는데 잘 맞는다. 한식 재료로 만든 안주인데 술집 안주로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다. 한옥이라는 공간이랑도 잘 어울린다. 내가 알기로는 사장님 어머니가 음식점을 오래 영업하셨다고. 손맛이 녹아나는 건 어머니로부터 온 것 같다.

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다가 마감 시간까지 있었다. 한 잔만 마시고 가야지 했는데 그게 잘 안 됐다. 비가 오는 한옥에서 어둑어둑하고 좋은 분위기, 잘 만든 하이볼, 깔끔하고 맛있는 안주. 이 조합이 이렇게 오래 앉아 있게 만드는 줄 몰랐다.

총평 | 이런 분에게 추천

혼자 조용히 마시고 싶은 날, 둘이서 분위기 있게 술 한잔하고 싶은 날, 북촌 일대를 걷다가 들를 만한 곳을 찾는 날. 다만 영업 여부를 반드시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먼저 확인하고 가야 한다. 문 닫은 날 찾아갔다가 그냥 돌아오면 너무 아쉬우니까. 조만간 또 가고 싶다.

📍 기본 정보

  • 위치: 서울 북촌 일대 (정확한 주소는 공개되지 않음)
  • 영업 공지: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당일 확인

혼술 좌석 별도 운영

 

 

해당 포스팅은 직접 방문 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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